정수자 / 시인

겨레의 용기와 지혜가 깃든 자랑스러운 무예

무예24기는 언제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우리나라 군대는 창검을 다루는 무예는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 활과 대포는 열심히 가르쳤지만 말이다. 1593년 1월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은 일본군이 점령한 평양성을 탈환하는 전투를 벌였다. 이때 화포와 창검으로 무장한 명나라 군대가 조총과 창검으로 무장한 왜적을 제압했다. 선조가 직접 명나라 군대의 대장 이여송을 찾아가 승리를 축하하면서 승리의 비결을 물었다.

"척계광 장군이 지은 《기효신서》의 가르침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그 책을 보여 주시겠습니까?"
"나라에서 금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여 드릴 수 없습니다."

선조가 정중히 요청했지만 이여송은 거절했다. 전쟁의 승리 비결이 들어 있는 책이라는데 포기할 수 없던 선조는 명군을 상대하는 역관들에게 큰 상금을 내릴 것이니 반드시 책을 구하라고 지시했다.

이렇게 구입한 《기효신서》를 바탕으로 서애 유성룡은 훈련도감이라는 부대를 창설했다. 그리고 활, 조총, 창검을 전문으로 익히는 군사를 기르도록 했다. 유성룡은 의병장 출신의 병법가 한교를 훈련도감의 실무자로 임명하고 《기효신서》에 나오는 창검무예를 정리하여 교범을 펴내게 했다. 한교는 1598년에 중국 군사들이 왜군과 싸울 때 사용했던 무예 6가지를 그림과 설명을 붙여 풀이한 《무예제보》를 완성했다.
이때까지 조선은 중국과 일본의 무예를 받아들여 가르치는 일에 집중했다. 임진왜란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병자호란이 일어나 인조가 적군대장 앞에 무릎 꿇고 항복하는 치욕을 겪게 된다.

우리 무예를 찾아내고 새롭게 정리하다!

조선 군대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왜란과 호란을 겪은 뒤부터 그동안 돌보지 않던 우리의 무예에 관심을 돌린 것이다. 이렇게 하여 우리의 검술인 예도와 본국검, 고려시대에 왕을 호위하던 군사들이 익혔던 기창 같은 무예를 찾아내고, 제독검·죽장창 같은 새로운 무예를 만들어 군사들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북벌을 위해 온 힘을 쏟았던 효종과 현종, 숙종은 무사들을 우대했고, 우리 무예를 무과 시험의 정식 과목으로 삼았다. 1679년에 훈련도감 무사 김체건을 왜관에 밀파했다. 김체건은 왜관에서 3년 동안 일본인들의 종노릇을 하며 그들이 비밀로 하던 왜검을 목숨 걸고 몰래 배워 돌아왔다. 그가 일본 검술을 응용하여 만든 교전이라는 약속 겨루기는 무예24기의 1기로 포함됐다. 교전이 무예24기 중 가장 늦게 완성된 셈이다.

1759년에는 사도세자의 명을 받은 훈련도감 장교 임수웅이 무예 18가지를 그림과 설명으로 풀이한 《무예신보》를 펴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사도세자는 검술과 활쏘기에 뛰어난 체격이 건장하고, 생김새도 북벌을 준비했던 효종임금을 빼닮았다고 한다.

규장각과 장용영의 합작품, 무예도보통지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화산으로 모신 1789년 가을에 규장각 검서관 이덕무, 박제가와 장용영 초관 백동수를 불러 어명을 내린다.

무예도보통지

무예도보통지

"『무예제보』와 『무예신보』의 전통을 이어 지금 군사들이 익히고 있는 24가지 무예가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 역사를 밝히고, 무예의 자세를 나타내는 그림과 동작을 풀이하는 글을 붙여 장군으로부터 일반 병사들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보고 익히기 쉽도록 편찬하도록 하고, 그 책의 이름을 『무예도보통지』라 부르도록 하라!"

『무예도보통지』중 교전총보

『무예도보통지』중 교전총보

세 사람은 장용영에 설치한 서국에 합숙하며 편찬에 몰두하여 1790년 4월에『무예도보통지』를 완성하여 정조에게 바쳤다. 정조가 매우 기뻐하며 친필로 책이름을 써서 내렸다. 정조가 지은 머리말은 좌의정 채제공의 글씨, 본문은 명필 박제가의 글씨다. 또한 그림은 도화서의 화원들이 그린 것이다. 이후 『무예도보통지』는 장용영을 비롯하여 훈련도감, 어영청, 금위영을 비롯한 중앙 군대와 지방의 군대에서 무예24기를 군사들에게 교육하는 교본으로 활용되었다.

무예24기는 동양무예의 집대성

이처럼 무예24기는 선조부터 정조까지 200여 년 동안 위로는 임금으로부터 아래로는 하급무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들이 뜻을 모아 이룬 것이다. 우리 고유의 무예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무예가 포함되어 있기에 더욱 값진 문화유산이다. 『무예도보통지』에는 무예24기를 찌르기, 베기, 치기로 구분하여 싣고 있다.

○찌르기 중심의 무예(6): 장창, 죽장창, 기창, 당파, 낭선, 기창(마상창)
○베기 중심의 무예(12): 쌍수도, 예도, 왜검, 교전, 제독검, 본국검, 쌍검, 마상쌍검, 월도, 마상월도, 협도, 등패
○치기 중심의 무예(6): 권법, 곤봉, 편곤, 마상편곤, 격구, 마상재

무예24기1

무예24기1

무예24기2

무예24기2

출처 : 수원문화원 - 수원을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