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각루는 화양루(華陽樓)라고도 하는데, 용도(甬道)의 남쪽으로 멀리 떨어지고 높은 지점 경치좋은 곳에 따로 우뚝 서 있습니다.
누의 규모는 6간인데 남북 21척, 동서 14척, 남쪽으로 2간은 판자를 깔고 난간을 둘러치고, 삼면에 판문을 내었습니다.
그리고 북쪽에는 분합을 내고, 분합의 밖으로 4간에는 네모난 벽돌을 깔았습니다.
이 벽돌로부터 판자를 깐 데까지의 높이 1척 7촌 석체(石)에서 벽돌을 깐 데까지 높이 2척, 단청은 5토를 썼으며, 들보 위는 회를 발랐습니다.
옛날 제도에 따르면 용도(甬道)란 것은 군량을 운반하기 위하여 보이지 않게 낸 길을 말합니다.
지금의 남쪽 기슭 한 가닥은 성 밖으로 나와서 별안간 높이 솟아 사방의 들을 내려다 보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에 이 곳을 막아 지키지 않아서 적군이 먼저 올라가게 한다면 성의 허실을 모두 엿보이게 됩니다.
비록 양식을 운반하는 길은 아니라 할지라도 실제로는 가장 중요한 곳입니다.
그러므로 산 위의 3면에 돌로 성가퀴를 쌓았으니, 두께가 4척이고 안의 높이 5척이며, 북쪽으로 서남암문의 바깥 쪽과 이어지게 하였습니다.
좌우의 길이 각각 177보, 성가퀴 안의 너비 6보입니다.
암문에서 84보 되는, 동쪽에 하나의 치성(雉城)을 설치하였고, 또 10보쯤 서쪽에 하나의 치성을 설치하였습니다.
남쪽 끝에서 15보 떨어진 곳에서 두 번 구부려서 넓혔습니다.
위의 구부러진 곳의 너비 9보, 아래의 구부러진 곳의 너비 11보로서, 이것이 화양루의 터입니다. 3면의 둘레는 367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