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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시민공모 일반부(우수)] 봄 이불봄 이불
- 이한욱
봄이 온 줄도 모르는 자식이
먹먹히도 눈에 밟혔을까
계절이 멈춘 아들 집에
엄마는 겨울 이불 걷어내고
새로 산 봄 이불을 놓았다
온기 묻은 이불 꼭 껴안고
시린 몸을 원 없이 비비니
깊은 겨울잠이 들었던 방에도
마침내 보송한 새순이 움튼다
더딘 걸음으로 찾아온 봄이
가슴 한구석에 여린 꽃눈을 틔운다
2024년 상반기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일반부 우수)
: 나의 소중한 순간 -
[제23회 시민공모 일반부(우수)] 어머니는 겨울처럼어머니는 겨울처럼
- 신용식
잎사귀 떨군 상처 위에
거친 화장을 씻어내고
봄의 자식들이
맨발로 달려오는 소리
저 멀리 들릴 듯하여
달빛 아래 조용히 귀 기울여
먼 발자취에 서서
두 팔 벌린 그리움을 머금고
잔주름 속 어둠이 걸쳐도
미소로 그들을 기다리시네
2024년 상반기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일반부 우수)
: 나의 소중한 순간 -
[제23회 시민공모 일반부(우수)] 자전거 타던 봄날자전거 타던 봄날
- 홍희수
움츠린 꽃들이
연둣빛으로 물든 봄날
꽃내음 풍기는 길을
너와 함께 자전거로 달리던 날
앞서가는 너의 뒷모습을 보며
세월 빠름에 흠칫 놀랐지
씨앗처럼 자그마한 네가
새순처럼 연약한 네가
어느새 활짝 피었구나
엄마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너의 들판이고 싶다
2024년 상반기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일반부 우수)
: 나의 소중한 순간 -
[제23회 시민공모 일반부(우수)] 향긋한 밥상향긋한 밥상
- 오혜영
빨간 고무 대야 한가득
봄을 담아 판다
흙물 든 손 흔들며
봄을 사 가라고 외친다
향긋한 봄나물의 유혹에 빠져
꼬깃꼬깃 천 원짜리
봄 값을 치른다
냉이 한 움큼 보글보글 된장찌개
조물조물 무생채 어우러진 봄동 무침
달래장 한 숟가락 참기름 두 방울
엄마가 사 온 봄 한가득
밥상 위에 차려 놓고
따뜻한 봄 향기로 웃음꽃을 피운다
2024년 상반기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일반부 우수)
: 나의 소중한 순간 -
[제23회 시민공모 일반부(최우수)] 술익는 서호술익는 서호
- 이대규
박자 놓친 귓불 바람 따라간 길
거울 앞에 흰 눈썹달 걸어놓고
분장하는 여기산
푸른 치마 젖어 호수 마음 흔든다
은물결 축만제 바라보는 노송 그림자
햇살 한입 금관 쓴 산수유꽃
꽃샘 북풍 치고 앉아
장용영 거느렸다
고수레, 노랑부리 새 부대 술
어둡고 습한 세상 물러가라
해와 달 바람의 공명
잔 올려 서둔 들판 깨운다
2024년 상반기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일반부 최우수)
: 나의 소중한 순간 -
[제22회 시민공모 일반부(최우수)] 행복 한 알행복 한 알
- 김라현
살살 무친 봄나물
늙은 어미 수저에 살짝 얹고
수박씨 살살 발라
막둥이 입에 쏙 밀어주며
꼭지 딴 홍시 한 알
각시 손에 쥐여주곤
품에 안은 붕어빵이 식을새라
단걸음에 내달아 오는 곳
우리 집
부뚜막에 행복 한 알
2023년 하반기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일반부 최우수)
: 행복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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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시민공모 일반부(우수)] 나란히 걷기만 해도 행복이더라나란히 걷기만 해도 행복이더라
- 황민아
나란히 걷기만 해도 행복이더라
우리 둘이 같이 나선 길
네가 저만치 앞서가면
내 마음은 아파오지
나란히 걷기만 해도 행복이더라
우리 둘이 같이 나선 길
네가 저 뒤에 있는 듯 없는 듯하면
내 마음은 슬퍼지지
나란히 걷기만 해도 행복이더라
우리 둘이 같이 나선 길
발걸음 맞추며 웃으며 대화하는 것
그게 행복이더라
2023년 하반기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일반부 우수)
: 행복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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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시민공모 일반부(우수)] 네가 나의 품에 안겼을 때네가 나의 품에 안겼을 때
- 조희경
언젠가 딸이
엄마는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줄 거다.
잠들었던 생명들이 깨어나고,
봄 내음 가득한 바람이 불어오는 3월의 어느 날.
선물같이 찾아와
10달 동안 뱃속에서 건강하게 자라 준
천사 같은 네가 나의 품에 안겼을 때,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엄마는 기쁘고 행복했다고.
2023년 하반기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일반부 우수)
: 행복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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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시민공모 일반부(우수)] 서호에서서호에서
- 김선희
찬란한 오월의 햇살에
서호의 아름다운 풍광이
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꽁꽁 언 얼음 위로
힘겹게 자맥질하던 가마우지 날개엔
오월의 햇살을 받아
푸드덕푸드덕 힘이 넘친다.
꾸어꿕 꿕꿕 ~!!
저들만의 노랫소리
더욱 요란하다.
호수에 비치는 신록의 그림자 짙어갈 때
오월의 하늘 아래
부푼 내 마음은 더 짙어간다.
2023년 하반기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일반부 우수)
: 행복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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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시민공모 일반부(우수)] 행복 도시락행복 도시락
- 목경화
소풍날 아침
엄마의 행복 도시락
아이들이 잠든 시간
살금살금 새벽밥을 짓는다
동그란 계란 얼굴
소시지 코
검정깨 작은 눈
활짝 웃는 당근 입
오목한 보조개는 방울토마토
엄마 어릴 적 소풍날을 떠올리며
계란지단을 만들며 노래를 부른다
아침 햇살이 창문에 환하게
엄마 따라 웃는다
2023년 하반기 버스정류장 인문학글판(일반부 우수)
: 행복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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